멕시코시티 르메르디앙 호텔
멕시코에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짐을 가지고 나오려는데, 직원이 붙잡는다. 과테말라에서 오는 길이라고 했더니 가방을 전부 열어 보란다.
짐들을 여행용 파우치에 잘 싸서 왔는데 엉망 진창으로 다 휘저어 놓고서는 그들이 찾는 뭔가(?) 가 없는지 괜찮다고 가란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할 뿐이지만 백팩이며 여행 캐리어며 너무 헤집어 놔서 기분은 좀 그랬다.
어쨌든, 공항에서는 우버를 타고 호텔로 갈 예정이라서 공항 안에 있는 Telcel 이라는 가게에서 심카드를 구입했다. (가격은 심카드 자체가 195페소이고, 1기가에 200페소 해서 총 395페소였다.) 심카드를 사서 끼우고 잘 되는지 확인 하려고 가게 안에서 계속 서 있었더니, 직원이 다 됐는데 왜 안나가냐며 한 소리 한다. 갑자기 그 말에 살짝 짜증이 올라와서, 작동은 제대로 되는지, 정말 1기가가 들어 있는지 확인이 되야지 나도 공항 밖을 나가지 않냐고, 이게 안되서 다시 돌아올 순 없다고 한소리 빽! 했더니 멋쩍게 웃으며 확인 시켜 준댄다.
어쨌든 멕시코시티에 대한 첫 인상은 참 별로 였지만, 역시 공항이라서 그런지 우버 하나는 바로 잡혔다. 스페인어를 못해도, 길을 몰라도, 기사님과 실랑이 하지 않아도 되고 바가지 쓰지 않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진짜 얼마나 편한지 새삼 느꼈다. 네이버에서 찾은 우버 50 페소 할인 코드를 이용하여 80페소라는 단돈 5천원이 안되는 가격에 올 수 있었다.
멕시코시티는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아주 유명한데 다행히 그렇게 막히지 않고 40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이번에 투숙하는 호텔은 르메르디앙 멕시코시티 호텔이었다.
친절한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체크인을 잘 마치고 객실에 올라왔다. 일반 객실인데도, 리빙룸이 따로 있는 구조여서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참 좋았다.
아침도 아닌 새벽형 인간인 엄마와, 일반인(체력 떨어져서 저녁형 인간도 아님 ㅋ)인 내가 호텔룸을 같이 쓸 때는 이런 구조 참 마음에 든다.
엄마가 일찍 일어나도 나 신경 안쓰고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일찍 취침하는 엄마와 상관없이 밤에 혼자서 컴퓨터 하거나 티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welcome food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갔다. 입 짧은 나도 호텔 투숙의 꽃은 조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먹는 거 관심 많은 엄마한테는 호텔 조식 먹으러 가는건 디즈니랜드 가는 기분이 아닐까 싶다.ㅋ 어차피 아시아에 있는 호텔 이외에는 조식에 큰 기대기가 없어서 빵이나 과일 정도만 있으면 감지덕지라고 하고 갔는데,
나름, 야채, 생과일쥬스, 과일, 라쟈냐, 버섯 볶음 같은 핫푸드들도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호텔은 멕시코시티에서 그나마 조식 잘 나오는 호텔 중 하나란다.)
북미권이 가까워서 호텔에 투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인이겠거니 했거니, 웬걸 이 호텔은 아시아인이 많았다.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 호텔 주변에 있는 회사에 일하러 온 출장객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많았다.
지금 보니 좀 일찍 일어나 정성 스럽게 찍을 껄 그랬다. 사람이 많아서 피해 주지 않고 찍으려고 하다 보니 사진이 죄다 흔들렸다. ㅠ
그때는 내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와서 한 가지 실수 아닌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 것이 하나가 있다. 메리어트 앨리트 멤버 혜택으로 조식은 공짜로 먹을 수 있어서,
별로 신경 안쓰고 계산서에 방 번호와 싸인만 하고 나왔는데, 공짜로 먹었어도 미국 처럼 Tip을 줘야 된다는 것을 몰랐다. 나도 나름 해외 생활이 꽤 긴데도 아직도 Tip 문화는 익숙치 않고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