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랑 모자가 필요 할 것 같아"
오전 시간에 일찍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하필이면 해가 제일 땡볕인 오후 1시 반쯤 집을 나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쿠알라룸푸르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KL Forest Eco Park' 라는 곳이다. 이름 만큼이나 도심 속 숲 속으로 유명한 곳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영구 보전을 위해 보호 중인 오래된 숲 중에 하나 인데 근처에 KL Tower가 있어서 관광객에게도 현지인에게도 사랑 받는 곳이다.
이곳의 좋은 점은 입장료가 무료인 점과 약 200미터 정도가 되는 Canopy walk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캐노피 워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KL Tower를 구경 하러 갈 수 도 있고, 아니면 운동 삼아 각종 식물을 구경하며 간단한 트렉킹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캐노피 워크 라고 해서 별로 높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계단을 많이 올라간다. 고소 공포증 같은 건 없었는데, 이 날 더운 날씨에 살짝 저질 체력이 더 올라왔는지 나 혼자만 아주 살짝 고소 공포증이 찾아왔다.
현지 꼬마들은 슬리퍼를 신고 아무렇지도 않게 캐노피 워크를 걸어가는데 나만 양 쪽 손잡이에 의지하며 걸어가는 신세니 말 다했다. 그리고 걷다가 내가 걷는 반대 방향에서 사람들이 걸어 오기라도 하면 당연히 캐노피가 더 흔들렸는데, 등에서 식은땀이 삐질삐질 나는 정도였다. 중간에 캐노피 워크를 걸을 때 보니, 다리 바닥에 깔아 놓은 나무 판자 중 깨진 부분이 있어 바닥과 고정이 되어 있지 않는 곳도 있었는데 그 사이로 철골 구조가 살짝 보여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참고로 캐노피 워크를 한번 걷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한다. 다시 캐노피 타워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처음 시작점과 끝나는 종점에 밖에 없어서 중간에 무섭다고 해봤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거나 끝까지 걷는 방법 밖에 없다.
심리적으로 생각보다 길었던 캐노피를 건너오니 KL 타워가 보였다. 긴장하여 걸어 온 탓에 KL 타워가 서울 타워로 헷갈려 보이는 착각 마저 불러 일으켰다. 원래의 계획은 트렉킹 코스로 천천히 한 바퀴 공원을 둘러 보는 거였지만, 더운 날씨 탓에 역시나 이 짧은 캐노피 워크만 갔다가 오는 꼴이 되어 버렸다.
공원 안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구간이 많아서 다음에는 조금 덜 더운 아침에 운동 코스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재 쿠알라룸푸르를 찾아온 불청객 헤이즈가 지나가면 말이다.
-> 말레이시아의 헤이즈가 궁금하다면? - 헤이즈 시즌이 돌아왔다.
<KL Forest Eco Park>
1) 운영 시간: 오전 7시~ 오후 6시/ 입장료 무료
2) 위치: Lot 240, Jalan Raja Chulan, Kuala Lumpur, 50250 Kuala Lumpur
3) 연락처: +603- 2026 4741
4) 웹사이트: https://www.forestry.gov.my/index.php/en/wp-kuala-lumpur/taman-eko-rimba-kuala-lump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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